범죄 피해자들은 판결문을 읽으며 두 번 절망하고, 국민들은 뉴스를 보며 "저 정도면 사실상 봐준 것 아니냐"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는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법이 약하고, 판결은 더 약하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에는 오래된 통념이 하나 있다.
"사람을 죽여도 얼마 안 산다."
과장처럼 들리겠지만, 실제 판결들을 보면 국민들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상습 성범죄, 조직적 사기, 보이스피싱, 아동학대 사망 사건까지도 국민의 상식과 동떨어진 형량이 반복되어 왔다.
범죄자는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는 계산을 하고, 피해자는 "법은 나를 보호하지 않는다"는 체념을 한다.
이것이 지금 대한민국 사법의 민낯이다.
문제는 단지 판사 개인의 성향이 아니다.
애초에 법에 규정된 형량 자체가 지나치게 낮다.
대한민국 형법은 범죄자의 교화 가능성을 지나치게 중시한 나머지 피해자의 삶과 사회적 비용을 외면해 왔다.
특히 초범이라는 이유, 반성문을 제출했다는 이유, 합의 시도를 했다는 이유로 형량이 깎이는 구조는 이미 범죄자들에게 공략법처럼 이용되고 있다.
심지어 일부 범죄자들은 양형 요소를 전문적으로 조언받는다.
반성은 진심이 아니라 감형 기술이 되었고, 사법은 정의가 아니라 절차 게임이 되어 버렸다.
그런데 더 심각한 문제는 판사들이다.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도 유독 하한선에 가까운 판결들이 반복된다.
징역 3년에서 15년까지 가능한 범죄에 3년, 집행유예 가능한 범죄에는 습관적인 집행유예.
국민들은 이를 보며 의문을 품는다. "도대체 최대형은 언제 쓰려고 존재하는 것인가?"
판사들은 흔히 "법과 양형 기준에 따라 판결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국민은 묻고 있다. 그 양형 기준은 누구를 위한 기준인가?
피해자의 고통은 왜 계산되지 않는가?
왜 범죄자의 미래는 그렇게 세심하게 고려하면서 피해자의 무너진 인생은 판결문 몇 줄로 끝나는가?
특히 한국 사법부는 범죄의 사회적 파괴력을 지나치게 가볍게 본다.
보이스피싱 조직은 노인의 평생 재산을 앗아가고, 전세사기는 청년 세대의 미래를 붕괴시키며, 상습 음주운전은 무고한 생명을 거리에서 짓밟는다.
하지만 판결은 늘 비슷하다. "초범", "반성", "사회적 유대관계", "재범 가능성 낮음."
피해자는 인생이 끝났는데 가해자는 "사회 복귀 가능성"을 평가받는다.
이것이 과연 정상인가?
사법부는 자주 말한다. "처벌만으로 범죄를 막을 수는 없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처벌이 약하면 범죄가 늘어난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이다.
범죄 억지력은 법의 핵심 기능 중 하나다.
처벌이 두렵지 않은 사회에서 법은 경고문이 아니라 권고문으로 전락한다.
지금 대한민국이 딱 그 상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서 국민의 법 감정 자체가 붕괴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은 법을 신뢰하지 않기 시작했고, 판결을 존중하지 않게 되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 "판사 운", "전관예우" 같은 말이 일상어처럼 쓰이는 사회는 이미 사법 신뢰가 무너진 사회다.
법원이 권위를 잃는 가장 큰 이유는 비판 여론이 아니라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을 반복해 왔기 때문이다.
물론 강력 처벌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최소한 범죄자가 두려움을 느낄 정도의 형벌 체계는 갖춰져야 한다.
상습 범죄, 재범, 흉악 범죄, 피해 회복이 불가능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회가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당신이 타인의 삶을 파괴하면, 사회 역시 당신의 자유를 강하게 박탈한다." 그것이 법치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형법과 특별법의 법정형 자체를 현실화해야 한다. 국민 상식과 지나치게 괴리된 형량 구조를 손봐야 한다.
둘째, 양형 기준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지금처럼 범죄자 중심의 감형 요소가 남발되는 구조는 바뀌어야 한다.
셋째, 판결에 대한 국민적 평가와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 판사 역시 공적 권력을 행사하는 존재이며, 그 결과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법은 사회의 마지막 방어선이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그 방어선이 너무 쉽게 무너진다.
범죄자는 법을 두려워하지 않고, 피해자는 법을 믿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는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사법 시스템이 본래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경고다.
법이 약하고 판결이 더 약할 때, 범죄는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사회의 구조적 실패가 된다.
그리고 그 실패를 만든 책임은 범죄자만의 것이 아니다.
지나치게 가벼운 법을 만든 정치권, 그리고 그 법조차 가장 느슨하게 적용해 온 사법부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래서 국민들은 말하기 시작했다. 범죄를 키운 것은 범죄자만이 아니라고.
법과 판사가 공범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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