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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완전 폐지

운영자 2026.05.16 09:40 조회 수 : 0

법은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존재한다.

범죄를 저지른 자를 찾아 책임을 묻고, 피해자의 권리를 회복하며,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국가 사법 시스템의 존재 이유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형사사법 체계에는 아직도 시대착오적인 제도가 남아 있다.

바로 공소시효다.


공소시효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범죄자를 더 이상 처벌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다.

과거에는 수사 기술의 한계와 증거 확보의 어려움 때문에 어느 정도 필요성이 있었다.

오래된 사건은 입증이 어렵고, 무고한 사람에게 잘못된 책임이 돌아갈 위험도 존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DNA 감식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CCTV·통신기록·디지털 포렌식·금융추적 등 과거에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웠던 수사 기법이 일상화되었다.

수십 년 전 사건조차 다시 밝혀내는 시대다.

그런데도 "시간이 지났으니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과연 정의인가.


특히 강력범죄에서 공소시효는 피해자와 유가족에게 또 한 번의 폭력이 된다.

살인, 성범죄, 아동학대, 중대 부패범죄 같은 사건은 시간이 지난다고 피해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피해자는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그런데 가해자는 숨어 지내다 시효만 넘기면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다.

실제로 과거 수많은 강력범죄 사건에서 범인은 "잡히지만 않으면 된다"는 태도로 도피했고, 공소시효 만료 순간 피해자 가족은 국가로부터 "이제 끝났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정의가 아니라 체념의 선언이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소시효가 범죄자에게 전략적 시간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돈이 많은 범죄자는 해외로 도피하고, 권력을 가진 범죄자는 증거를 은폐하며, 조직범죄 세력은 서로 침묵하면서 시간을 끈다.

결국 공소시효는 힘없는 시민보다 오히려 권력자와 전문 범죄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해 왔다.

법 앞의 평등을 말하면서 정작 시간만 버티면 책임을 면할 수 있는 구조를 유지하는 것은 모순이다.


일부에서는 "공소시효가 없으면 국가권력이 무한정 수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그러나 이는 별개의 문제다.

국가권력 남용은 수사 절차 통제와 인권 보장 장치로 막아야 한다.

범죄자를 영원히 처벌하지 못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권 남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살인범을 보호하는 제도를 유지하자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


또 다른 반론은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불완전해져 오판 위험이 커진다"는 주장이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 판단은 법정에서 증거 능력과 증명력을 따져 결정하면 된다.

증거가 부족하면 무죄가 선고될 것이다. 하지만 애초에 재판 자체를 막아버리는 공소시효는, 진실 규명의 기회마저 박탈한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판단의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진실을 추적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이미 살인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했다.

이는 시대 변화에 따른 당연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수많은 중대 범죄에는 공소시효가 존재한다.

대형 금융사기, 조직적 성범죄, 권력형 비리, 아동 대상 범죄 등 사회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범죄조차 시간이 지나면 책임을 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와 권력형 범죄는 은폐가 쉽고 피해 사실이 늦게 드러나는 특성이 강하다.

피해자가 뒤늦게 용기를 내어 진실을 밝히려 해도 "이미 시효가 끝났다"는 차가운 답변만 돌아오는 현실은 정상이라 보기 어렵다.


공소시효는 원래 국가 수사 역량이 부족하던 시대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 그것은 점점 범죄자의 도피 전략으로 변질되고 있다.

정의는 시간에 패배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의 고통에는 시효가 없는데, 왜 범죄자의 책임에는 시효가 존재해야 하는가?


법은 선량한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해야 한다.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자의 죄까지 사라져서는 안 된다.

공소시효 폐지는 감정적 복수가 아니다.

그것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국가의 최소한의 선언이며, 정의가 포기되지 않았다는 사회적 약속이다.


이제는 공소시효를 역사 속으로 보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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