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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오는 7월부터 도수치료 비용을 4만3천 원 수준으로 제한하고, 환자 본인부담률을 95%까지 높이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한다.

표면적으로는 실손보험 과잉진료를 막고 의료비 지출을 정상화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정책의 취지가 아무리 좋다 한들 현실과 동떨어진 기준이라면 결과는 언제나 같았다.

현장의 붕괴다.

 

이번 조치는 그 대표적인 사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도수치료는 기계가 수행하는 공정이 아니다.

숙련된 치료사가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고 직접 손으로 치료하는 노동집약적 의료행위다.

치료사의 경험과 숙련도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고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된다.

 

그런데 정부는 책상 위에서 계산한 숫자 하나로 그 가치를 4만3천 원이라고 규정했다.

과연 이 금액이 어떻게 산출되었는지 묻고 싶다.

치료사의 인건비는 고려했는가?

병원의 임대료와 관리비는 반영했는가?

교육과 자격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계산했는가?

현장에서 실제로 발생하는 운영비 구조를 검토하기는 했는가?

만약 충분히 검토했다면 오히려 더 큰 문제다. 현실을 알면서도 무시한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이 발표되자마자 현장에서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많은 치료사들이 직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으며 다른 분야로의 이직까지 검토하고 있다.

숙련된 인력이 떠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들이다.

치료사가 사라지면 치료도 사라진다.

 

정부는 가격을 낮추면 국민 부담이 줄어든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공급 자체가 무너지면 남는 것은 낮아진 가격표가 아니라 받을 수 없는 서비스다.

역사를 돌아보면 정부가 특정 서비스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했을 때 나타나는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비슷했다.

 

가격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면 공급은 감소하고 품질은 하락하며 결국 소비자가 피해를 입는다.

경제학 교과서에도 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 결정 과정에서는 언제나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

현장의 목소리는 배제되고 숫자만 남는다.

환자는 통계자료로 변하고 의료인은 비용 항목으로 전락한다.

 

정작 정책을 설계한 사람들은 도수치료실에서 하루라도 일해본 적이 없다.

치료사 한 명이 하루 동안 얼마나 많은 노동을 하는지 직접 본 적도 없다.

그러나 그들은 현장 전문가보다 자신들이 더 정확하게 적정 가격을 알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것이 바로 탁상공론이다.

 

문제는 이러한 탁상공론이 실패하더라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정책이 잘못되어 치료사들이 떠나고 병원들이 서비스를 축소하고 환자들이 치료받을 곳을 잃어도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는다.

실패의 비용은 항상 현장과 국민이 떠안는다.

 

정부는 의료를 숫자로만 보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실을 무시한 가격 통제는 개혁이 아니다.

그것은 행정의 편의를 위해 시장과 현장을 희생시키는 것이다.

 

정책은 회의실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정책은 현장에서 검증된다.

그리고 현장이 외면하는 정책은 결국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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