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피해자가 생겼다.
그리고 우리는 늘 같은 말을 듣는다. "아직 어리다", "교화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사회복귀를 도와야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같은 말을 반복할 것인가?
촉법소년 제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교화를 이야기한다.
아이들은 미성숙하며 성장 가능성이 있으므로 처벌보다 교육과 교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언뜻 들으면 인도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주장에는 결정적으로 빠져 있는 질문이 있다.
그래서 교화가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명확한 답을 내놓는 사람은 없다.
교화가 중요하다고 말할 뿐, 교화가 성공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한다.
성장 가능성을 말할 뿐, 그 가능성이 실제 피해 감소로 이어졌다는 사실은 입증하지 못한다.
정책은 선의가 아니라 결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교화가 성공한다면 좋다. 누구도 그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문제는 교화라는 이름 아래 범죄에 대한 실질적인 책임이 면제되거나 현저히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대가는 고스란히 선량한 시민들이 치르고 있다.
촉법소년이 차량을 절도한다.
무면허 운전을 한다.
폭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돌아오는 것은 훈계와 보호처분뿐이다.
그 결과는 무엇인가?
재범이다.
그리고 그 재범의 피해자는 또 다른 무고한 시민이다.
촉법소년 제도의 가장 큰 문제는 범죄자에게 기회를 준다는 데 있지 않다.
문제는 그 기회의 비용을 피해자가 대신 부담한다는 데 있다.
제도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늘 묻는다.
"가해자의 미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나 정작 우리는 더 중요한 질문을 해야 한다.
죽은 피해자의 미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갈 피해자의 미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가족을 잃은 유족의 미래는 어떻게 할 것인가?
그 누구도 이 질문에 답하지 않는다.
가해자의 사회복귀를 이야기하는 동안 피해자는 이미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형사책임에 대한 이중잣대다.
촉법소년 제도는 아이들의 판단능력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범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능력은 인정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것은 논리적 모순이다.
설령 책임능력이 성인보다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판사가 양형 과정에서 고려할 문제이지, 애초에 형사책임 자체를 면제할 이유는 될 수 없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
성인 범죄자도 개별 사정을 고려받는다.
초범인지, 반성하는지, 강요를 받았는지, 성장환경은 어떠했는지 모두 재판 과정에서 판단한다.
촉법소년 역시 마찬가지여야 한다.
재판을 받고, 책임을 지고, 판사가 사정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면 된다.
그런데 현재 제도는 아예 형사책임의 문턱 밖에 세워 놓고 있다.
이것은 정의가 아니다.
형사법의 목적은 단순한 교화가 아니다.
책임을 묻고, 사회를 보호하며, 법질서를 유지하는 것이다.
교화는 책임을 대신하는 개념이 아니라 책임 이후에 논의될 문제다.
범죄를 저질렀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정해진 형을 마치고 나온 뒤 재범하는 것은 인간 사회가 완전히 막을 수 없는 영역이다.
그러나 애초에 책임을 물어야 할 범죄를 제대로 다루지 않아 새로운 피해자를 만들어 내는 것은 국가가 방치한 결과일 뿐이다.
국가의 첫 번째 의무는 범죄자의 미래를 보장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첫 번째 의무는 선량한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촉법소년 제도는 그 본질적인 책무를 망각한 채 가해자의 가능성만 바라보고 피해자의 현실은 외면해 왔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범죄자의 미래인가, 시민의 안전인가.
답은 이미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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