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억울한 사람을 구제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거짓 고소와 거짓 고발, 즉 무고는 법을 가장 악질적으로 악용하는 범죄다.
무고는 칼을 들지 않았을 뿐, 한 사람의 사회적 생명과 명예, 직업, 가정, 미래를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살인은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다. 무고는 사람의 삶을 빼앗는다.
특히 성범죄나 아동학대와 같은 중대한 범죄로 무고를 당한 피해자는 수사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낙인이 찍히기 쉽다.
혐의가 최종적으로 무죄로 밝혀진다고 하더라도 이미 잃어버린 직장, 무너진 가정, 파탄 난 인간관계, 평생 따라다니는 인터넷 기록은 되돌리기 어렵다.
결국 무고 피해자는 법적으로는 무죄를 받더라도 사회적으로는 평생 형벌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현실의 처벌 수준이다.
법정형은 결코 가볍지 않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타인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괴하려 했음에도 가벼운 처벌로 끝난다면, 이는 정의의 실현이 아니라 범죄에 대한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무고는 단순히 거짓말을 하는 행위가 아니다.
국가의 형사사법 시스템을 악용하여 타인에게 중대한 피해를 입히려는 계획적인 범죄다.
그 목적은 반드시 형사처벌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사 대상이라는 사실 자체를 이용해 사회적 낙인을 찍고, 직장을 잃게 하며, 명예를 실추시키고, 인간관계를 파괴하여 사회적으로 매장하려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연예인이나 공인처럼 사회적 평판이 생명인 사람들에게는 유죄 판결 이전의 의혹 제기만으로도 회복하기 어려운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결국 무고는 법을 이용해 타인의 인생과 사회적 생명을 공격하는 범죄이며, 동시에 국가의 사법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무고죄를 지나치게 무겁게 처벌하면 정당한 피해자들이 신고를 주저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충분히 경청해야 할 지적이다. 그러나 무고죄는 '신고가 사실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다.
허위임을 알면서도 타인에게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거짓 신고를 했다는 점이 엄격한 증거로 입증되어야만 성립한다.
따라서 진실한 피해자의 신고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와, 고의적인 거짓 신고에 대한 엄정한 처벌은 구별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살인미수도 중하게 처벌한다.
실제 생명을 빼앗지 못했더라도 생명을 빼앗으려는 의도 자체를 중대한 범죄로 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거짓 고소를 통해 타인의 사회적 생명을 말살하려는 행위 역시 그 결과와 의도를 고려한 처벌 체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
법의 목적은 범죄를 응징하는 것에만 있지 않다.
범죄를 예방하는 데에도 있다.
무고죄에 대한 처벌이 지금처럼 가볍다면, 악의를 가진 사람은 "걸리지만 않으면 된다"는 위험한 계산을 하게 된다.
반대로 처벌이 엄중하다면 거짓으로 타인의 인생을 파괴하려는 시도 자체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무고는 실패한 거짓말이 아니다.
성공했다면 한 사람의 인생을 끝낼 수도 있는 범죄다.
이제는 무고죄를 단순한 사법방해가 아닌, 인간의 삶과 존엄을 겨냥한 중대범죄로 인식해야 한다.
타인의 인생을 죽이려 한 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는 것, 그것이 법치국가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정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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