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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노동 담론은 아직도 1980년대에 머물러 있다.

거대 자본에 맞서는 가난한 노동자라는 낡은 프레임이 여전히 모든 논의를 지배한다. 그러나 시대는 바뀌었다. 오늘날 일부 초대형 기업 노조는 더 이상 보호받아야 할 약자가 아니다.

그들은 막대한 연봉과 강력한 고용안정, 정치적 영향력, 그리고 국가경제 전체를 흔들 수 있는 협상력을 가진 거대한 권력집단이 되었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들을 무조건적인 노동권의 영역 안에 두려 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 논란 속에서 "수십조 원 손실"이라는 표현이 공개적으로 언급되었다.

이것은 단순한 임금 협상이 아니다. 국가 핵심 산업의 생산 차질을 압박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일반 국민의 눈에는 이것이 과연 순수한 노동권 행사로만 보이겠는가?


파업은 본질적으로 손실을 발생시키는 행위다.

문제는 그 손실의 규모와 책임이다.

동네 중소기업의 파업과 국가 경제를 좌우하는 초대형 기업의 파업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반도체 생산이 흔들리면 협력업체가 무너지고 수출이 흔들리며 금융시장까지 영향을 받는다.

결국 그 피해는 국민 전체에게 전가된다.


그런데도 지금의 대한민국은 거대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해도 노조 측 책임은 극도로 제한한다.

심지어 일부 불법 점거나 생산방해조차 사실상 정치적·사회적 압박 속에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반복된다.

이것이야말로 한국 노동제도의 가장 기형적인 부분이다.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른다. 이것은 민주주의 이전에 사회의 기본 원칙이다.

기업이 잘못하면 손해배상을 한다.

공무원이 잘못하면 국가배상이 이루어진다.

개인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 민사책임을 진다.

그런데 유독 초대형 노조의 경제적 피해만은 "노동권"이라는 이름 아래 사실상 면책된다.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법 질서인가?


이제는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일부 대기업 강성 노조는 더 이상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지 않다.

오히려 막대한 조직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국가와 사회를 압박할 수 있는 준권력집단에 가까워졌다.

그런데도 과거 산업화 시대의 노동 논리를 그대로 적용하니 사회적 충돌이 반복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 핵심 산업과 100대 기업 수준의 초대형 사업장에 대해서는 노동쟁의의 기준 자체를 새롭게 설계해야 한다.

최소한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노조와 조합원에게 실질적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국가경제에 중대한 피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손해의 전면 배상 원칙까지도 검토해야 한다.


물론 반발은 거셀 것이다. "노동권 탄압"이라는 구호도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묻고 싶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진정 무제한에 가까운 힘을 가진 쪽은 누구인가?

생존을 걱정하는 중소기업 노동자인가, 아니면 국가 핵심 산업을 멈출 수 있는 대기업 강성 노조인가?


노동권은 중요하다. 그러나 노동권도 책임 앞에서는 예외일 수 없다.

그것이 무너지기 시작하는 순간, 노동은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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